우리 아기와 보낸 20일,
나한테 지금까지 3번의 위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남편이 조리원 나가는 날!
망할 코로나 때문에 남편이 조리원에 출퇴근을 못해서
병원 입원부터 조리원까지 10일정도 만 같이 있었고
남편은 출근을 해야 했기에 나머지 8일은 혼자 조리원에 있어야 했다.
남편이랑 헤어지는 전날부터 우울했다.
두 번째 위기는 조리원 퇴소 전 날!
조리원에 더 있고 싶어서 1주 연장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험한 바깥세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우울해 죽는 줄 알았다.
마지막은 조리원 퇴소 날!
아가와 처음 우리 집에서 같이 보낸날이었다....
....하....
다시 생각해도 아주 힘든 하루였다.
연세아란산후조리원에서 2주간의 천국을 누렸다.
[포도 이야기/출산] - 하남 미사 출산:: 연세아란산후조리원 2주간의 일상 (+산후 마사지 후기)
조리원 퇴소 전 날,
원장님께서 퇴소 교육을 해주셨다.
우리 워누가 조리원에서 우유를 얼만 큼 먹었는지
응가는 하루에 몇번 했는지
얼만큼 컸는지
등등 알려주시고
신생아 돌볼때 주의사항도 꼼꼼하게 알려주셨다.
조리원 퇴소시
산후조리원 건물 2층에 위치한 소아과에서
BCG 예방접종도 할 수 있도록
예약도 해주셨다.
아직 출생신고 전이었는데,
출생신고 전에도 BCG 예방접종이 가능하다고 해서 예약했다.
조리원을 나간다는 마음에
우울한 밤을 보내고
드디어 조리원 퇴소 당일이 되었다.
오전 8시까지 푹 자고 호다닥 아침을 먹었다.
짐은 전날 미리 챙겨놓아서 퇴소준비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리원 선생님께서
혹시 집에가서 아기가 우유를 찾을 수도 있다고
뜨신 물 담긴 젖병 1개,
분유가 담긴 젖병 1개,
기저귀 3-4개?를 챙겨서 담아주셨다.
퇴소라니..
집이라니...
육아라니....
남편한테 8시 45분까지 조리원으로 와서 짐을 먼저 실어놓으라고
연락했다.
남편한테는 내가 소아과 갈 동안
산후조리원 건물 1층에 위치한 약국에서
배꼽 소독솜, 비판텐, 코끼리 뺑코 콧물 흡입기를 사 놓으라고 했다.
소아과는 보호자 1명밖에 동반이 안됐기 때문에
남편과 같이 들어갈 수 없었다.
소아과에서 나 혼자 애기 케어할 생각에
막막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조리원 선생님께서 가운을 입으시더니
아기를 안으시고
같이 가자고 하셨다!!!!!!!!!!!!
자꾸 칭얼거리는 것이
먹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bcg 예방접종 끝나고 먹이자며
분유도 하나 더 타서 챙겨나오셨다.
조리원 선생님과 함께
소아과 대기실로 들어갔다.
주사를 맞는걸 아는건지
육아신들의 품을 떠나는걸 아는건지
계속 칭얼 거리고 우는 우리 워누를
앉지도 못하시고 계속 서서 달래주시는 조리원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면서도 복합적인 마음이었다.
조리원 선생님께서는
우리 워누 주사 맞고
주사 맞은 부위 마를때까지 같이 기다려 주시고
겉싸개도 다시 예쁘게 해주셨다.
우리 워누는요,
잠이 깊게 안든 상태에서 눕히면 바로깨요,
잠에 취해 축 쳐질때까지 안고 계시다가 눕히세요,
라는 당부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이제 정말 헤어질 시간이었다.
조리원 선생님 바짓가랑이 붙들고 우리 이렇게 헤어지는 거냐고
제발 가지 마시라고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도 가끔 조리원 선생님들 생각나고 그립다.
정말정말 다들 좋으셨고
우리 워누 잘 봐주시고
도움도 많이 받았어서
진짜진짜진짜 감사했었다.
여튼 조리원 선생님은 다시 7층 조리원으로 올라가셨고
나는 지하1층으로 가서 남편을 만났다.
약 1주일 동안 헤어졌던 남편은
그 동안 우리 워누가 많이 보고싶었는지
만나자마자 워누부터 안아주었다.
집 가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어찌나 우는지,
차타고 5분거리인 집이
정말 멀게만 느껴졌다.
애가 그렇게 우는데 당황하지 않고 안전 운전하는 남편이
대견할 따름이었다.
남편은 나와 워누를 집에 내려다 주고
동사무소로 출생신고를 하러 갔다.
[포도 이야기/출산] - 하남시 출생신고 및 출산 지원금 신청
워누는 집에와서 어찌나 우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조리원에서도 먹고나오고
예방접종 끝나고도 조금 먹었기 때문에
밥은 아닌것 같은데,,
밥달라는 건지, 잠투정인건지 정말 헷갈렸다.
기저귀도 이상없고
잠도 안잘것 같아서
밥달라는 건지 자신은 없었지만
먹여보기로 했다.
조리원 선생님께서 챙겨주신 물과 분유로 먹였다.
뜨거운 물을 담아주셔서 그런지
물이 적당히 식어서 딱 좋은 온도였다.
신생아들은
밥먹으면 자는줄 알았는데...
자지도 않고 낑낑거리고
찡얼거리고...
조리원 나오자마자
햄버거도 먹고
스벅도 먹고 해야지 하면서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입으로 먹은건지
코로먹은건지...
맛도 잘 기억이 안난다...
그 뒤로도 계속 계속 계속 울었다.
신생아들은 밥 아니면 기저귀인줄 알았는데,
기저귀도 아니고
밥먹은지도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계속 울었다.
내가 너무 무지해서 계속 밥으로 울음을 달래서 그런가...
조리원에서는 분명 한 번에 70-80cc씩 먹고
2-3시간 뒤에 또 밥달라고 울고 했었는데
40cc밖에 안먹고 1시간 뒤에 또 울고 하는 패턴이 되어버렸다.
조리원 나온지 몇시간 됐다고...
달라진 패턴...
너무 당황스러웠다....
너무 울어서 어디 아픈건 아닌가
응가를 아직 못봤는데
변비로 힘들어 하는건가
예방접종 여파인가
낯선 환경이라 그런가
별별 생각을 다 했지만
워누한테 답을 들으 수 없었고
조리원 다시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고 싶었다.
나 다시 조리원 들어가겠다고...
인내심을 가지고 애기를 달래는 남편 덕분에
조리원에 얘 왜이렇게 우냐고 전화하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다.
하루종일 우는걸 달래다보니
저녁도 못먹었는데
배도 안고팠다.
남편하고 둘이 해도 이렇게 힘든데
혼자서 어떻게 하나 싶었다.
코로나 때문에 도우미 부르지 말자고 했었는데(남편이..)
도우미가 필요할 것 같다.
일단 전문가의 손길이 너무나도 간절한 하루였다.
[포도 이야기/이것저것] - 출산 후 조리원에 있는 동안 남편이 해야할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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