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선생님께서 챙겨주신 물과 분유로 먹였다. 뜨거운 물을 담아주셔서 그런지 물이 적당히 식어서 딱 좋은 온도였다.
신생아들은 밥먹으면 자는줄 알았는데... 자지도 않고 낑낑거리고 찡얼거리고...
조리원 나오자마자 햄버거도 먹고 스벅도 먹고 해야지 하면서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입으로 먹은건지 코로먹은건지... 맛도 잘 기억이 안난다...
그 뒤로도 계속 계속 계속 울었다. 신생아들은 밥 아니면 기저귀인줄 알았는데, 기저귀도 아니고 밥먹은지도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계속 울었다.
내가 너무 무지해서 계속 밥으로 울음을 달래서 그런가... 조리원에서는 분명 한 번에 70-80cc씩 먹고 2-3시간 뒤에 또 밥달라고 울고 했었는데 40cc밖에 안먹고 1시간 뒤에 또 울고 하는 패턴이 되어버렸다. 조리원 나온지 몇시간 됐다고... 달라진 패턴... 너무 당황스러웠다....
너무 울어서 어디 아픈건 아닌가 응가를 아직 못봤는데 변비로 힘들어 하는건가 예방접종 여파인가 낯선 환경이라 그런가
별별 생각을 다 했지만 워누한테 답을 들으 수 없었고 조리원 다시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고 싶었다. 나 다시 조리원 들어가겠다고...
인내심을 가지고 애기를 달래는 남편 덕분에 조리원에 얘 왜이렇게 우냐고 전화하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다.
하루종일 우는걸 달래다보니 저녁도 못먹었는데 배도 안고팠다. 남편하고 둘이 해도 이렇게 힘든데 혼자서 어떻게 하나 싶었다.
코로나 때문에 도우미 부르지 말자고 했었는데(남편이..) 도우미가 필요할 것 같다. 일단 전문가의 손길이 너무나도 간절한 하루였다.
산후조리원 원장님께서 수레를 끌고오셔서 짐을 직접 옮겨주셨고 나는 입원복 입고 이동했다. 아가도 안전하게 산후조리원 신생아실로 옮겨주셨다.
방은 좁았지만 깔끔했고 해도 잘 들어왔다.
방 안에는 모자동실때 사용할 애기 손수건, 속싸개, 배냇저고리, 기저귀, 물티슈가 있었고 모자르면 언제든 신생아실에서 편하게 가져와 쓸 수 있었다.
유축기와 수건, 드라이기, 냉장고, 산모패드도 있었다.
방 한쪽에는 티비와 테이블, 세면대가 있었다.
입원실과 마찬가지로 화장실도 깔끔했다.
나는 707호로 배정받았는데 신생아실이 바로 방 건너편이라서 좋았다.
7층 테라스에서는 소아과 원장님과 면담도 하고 뉴본촬영도 했다.
내방 건너편에 바로 탕비실이 있었는데 탕비실 안에는 정수기, 차와 커피,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빨래바구니가 있었다. 그리고 방에 휴지나 패드가 떨어졌을 때 언제든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휴지랑 패드도 채워져 있었다.
아침에는 탕비실에 남편들이 아침을 해결 할 수 있도록 식빵과 두유가 놓여져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없었지만 왜이렇게 바쁜건지..? 생각보다 심심하지 않게 보냈다.
특히 먹느라 바빴던 것 같다. 하루 세끼와 세번의 간식이 제공됐다.
조리원으로 온 첫날 남편 점심은 무료로 제공해주셨다. 그 뒤부터 남편 식사는 한 끼에 만원씩이었다.
남편 식단과 내 식단의 차이점은 '빨간 김치'였다.
아침 간식은 주로 과일쥬스였고, 점심 간식은 빵, 과일, 떡 또는 요거트 등이였고, 저녁 간식은 죽 또는 스프였다.
밥이 정말 정말 맛있었다. 특히 2주에 한 번씩은 특식을 준비해주시는 것 같았는데 해산물에서 비린내도 안나고 너무 맛있었다.
남편과는 5일 동안 조리원에 같이 있었는데 남편을 위한 편한 옷을 제공해주셨다.
매일매일 청소해주시고 쓰레기통도 비워주시고 빨래해주셨다. 빨래는 개서 가져다 주셨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소아과 선생님께서 회진을 해주셔서 정말 든든했다.
소아과 선생님께서 신생아에 대한 속성 강의도 해주시는데 설명을 재밌게 이해하기 쉽게 잘 해주셔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 궁금했던 점도 여쭤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루에 두번, 1시간, 1시간 반씩 모자동실 시간이 있었다. 신생아실 청소&소독시간이라 무조건 아기와 함께해야 하는 두시간 반이었다. (더 데리고 있어도 된다.)
조리원 선생님들께서 이 시간에 아가를 각 방에 데려다 주시고 바쁘게 청소와 소독을 하셨다.
입원실에 있을 때는 하루에 두번, 10분씩 창문 너머로 아기를 봐서 내가 애를 낳은건가...? 내가 애가 있나...? 하면서 애 낳은 것이 실감이 안났었는데 모자동실 시간 동안 아가를 돌보면서 조금씩 내가 얘를 키워야 하는구나 하면서 실감이 났다.
모자동실 시간에 너무 울거나 우유를 토하거나 우유를 코로 내뿜꺼나 쉬야땜에 옷이 젖었거나 했을 때 신생아 실에 SOS를 보내면 바로 선생님이 달려오셔서 안심이 되었다.
조리원 선생님들은 한분 한분 정말 친절하시고 좋으셨다. 애기를 봐주실 때 애기 이름 하나하나 다정하게 불러주시면서 말도 많이 걸어주시고 엄마보다 더 엄마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안아줄때 울던 우리 아가는 조리원 쌤들 품에 안기면 귀신같이 그쳤다....
조리원 선생님들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처음에는 얘를 어떻게 키우나 너무 두렵고 집에가기 싫고 그랬는데 선생님들께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어느정도 자신감도 생기고 아가랑도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왜 내가 세워서 안아주면 애 척추가 찌그러지냐, 배꼽을 덮어서 기저귀를 채워줘야 하냐 아님 배꼽이 보여야 하냐, 왜 자꾸 코에서 우유를 뿜냐, 왜 우유를 자꾸 토하냐, 이렇게 많이 토해도 정상이냐, 왜 자꾸 우냐, 등등 어느덧 물음표 살인마가 된 나에게 조리원 쌤들은 항상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다.
처음에는 기저귀도 뒤집어 채우던 나였었는데.. (조리원 쌤이 기저귀 뒤집어 채우기도 어려운데, 어려운걸 해내셨다며.....^^*) 2주간 아가와 함께 나도 푹풍성장 한듯..?!하핫
그래도 선생님들처럼 잘 해보려고 흉내내봐도 전문가쌤들의 발톱때도 못따라 갔다는건 안비밀..
조리원 입소 다음날 부터 조리원 원장님의 도움을 받아 유축을 시작했다.
조리원 입소 날 부터 가슴이 너무너무 아팠는데 (사실 아프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일단, 애 낳는것 보다 더 힘들고 아픈 기분이었다...) 조리원 원장님께서 입소 날 부터 가슴마사지를 해주셔서 감사했다. (사실 감사하다는 기분은 좀 나중에 들었다, 가슴 마사지 받는 동안에는 정말 죽을뻔했기 때문...) 조리원 원장님의 가슴마사지로 가슴도 좀 풀렸고 언제든 가슴 불편할 때 말하라고 하셔서 든든했다.
깔대기는 조리원에서 구입했다. 방마다 구비되어있는 유축기에 조리원에서 구입한 깔대기를 연결해서 배운 방법대로 양쪽 번갈아가면서 3분씩 3세트씩 진행했다.
처음에는 나오는게 없었는데..
가슴 마사지도 받고 하면서 점점 유축 양이 늘어났다.
사용한 유축기 깔대기는 수유실에 가져다 드리면 바로바로 세척해서 소독까지 해주셨다.
태어난지 1주일 만에 울 애기 탯줄이 떨어졌는데 축하해주시고 떨어진 날짜, 시간 기록해서 상자에 담아주셨다.
산전 마사지를 받고 바로 RF 고주파 전신 Oil Care 2시간씩 들어가는 2주 최고급 회복 집중관리코스 8회를 추가 예약했었다.
병원을 선택할 때 집에서 가깝고, 깨끗하고, 커서 선택했다. 특별이 어떤 원장쌤께 진료를 받고 싶다 하는 건 없었다. 그런데 김진하 원장쌤을 만나서 정말 행운이었다!
처음 진료를 봤을 때, 초음파 사진이 좀 비뚤게 잘려나왔는데 가위로 예쁘게 오려주시는 세심함에 깜짝 놀랐었다.
진료 볼 때마다 진짜 꼼꼼하게 봐주시고 (초음파 찍어주신 영상 길이만 봐도 얼마나 꼼꼼하게 봐주시는지 알수 있음) 그리고 애기 초음파 사진도 진짜 이쁘게 여러장 찍어주신다. 덕분에 내 태교 다이어리는 초음파 사진들로 풍년이다ㅎㅎ
어떤 질문에도 답변을 친절하게 잘해주셔서 쓸데 없는 질문도 많이 드리고 임신의 힘듬도 토로하고 했는데 다 받아주시고 위로해주시고 정말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유도분만 할 때도 틈틈이 오셔서 내 상태도 보고 가셨다. 애기 머리가 보여야 원장쌤을 뵙는줄 알았는데, 내 생각보다 자주 오셔서 진짜 감사했고 중간중간 원장쌤 얼굴을 뵙는것만 해도 큰 힘을 얻었었다.
제왕절개 수술도 잘 됐고 진짜 이쁘게 꼬매주셨다. 덕분에 정말 잘 회복하고 있다!!! 남편도 수술자국 보고 진짜 깜짝 놀랐다. 너무 신기하다며.. 수술자국 보는분마다 진짜 깔끔하다며 감탄하신다.
또 퇴원하는 날에도 잠깐 시간이 났다며 올라오셔서 직접 드레싱을 해주셨다. 이 때도 정말 감동이었는데 침대에서 널부러져서 원장쌤을 맞이한게 아직도 마음이 쓰인다. 절을 해도 모자를 판에...
초음파 기기
초음파 사진이 선명하게 잘 나오는 편이었다.
입체 초음파사진도 깔끔하게 이쁜색으로 잘 나왔다.
원스톱진료
한 건물에 소아과, 내과, 산부인과가 같이 있고 거기에 산후조리원까지 있다.
갑상선 수치가 안좋았던 나는 같은 건물에 위치한 내과에서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또 내과에서 직장인건강검진이 가능해서 산부인과 진료보고 직장인 건강검진까지 끝냈었다.
한 건물에 다 모여있어서 좋은 점은 또 있다. 입원해 있을 때나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할 때 병원복, 조리원복 입고 슬리퍼 끌고 내려가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이인짜 편했다!
입원실에서 조리원으로 이동할 때도 입원복 입고 그대로 조리원으로 이동했다. 애기도 신생아실에서 조리원으로 옮겨주셨다. 애기 데리고 험한 바깥세상으로 나갈 일이 없다는 것이 큰나큰 장점이었다.
소아과 선생님 회진
연세아란 산후조리원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소아과 선생님 회진! 또 조리원에 왔을 때 소아과 선생님과의 면담시간도 있었는데 신생아에 대해 속성 과외를 해주셔서 아주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애기 피부에 여드름 같이 생긴것이 몇개 올라와서 여드름 같은게 올라온것 같다, 어떻게 관리해야 하냐고 여쭤봤는데, 아까 보고왔는데 단발적?으로 몇 개 난것 같다며 그정도는 괜찮다고 금방 없어질거라고 하셔서 마음이 놓였다.
좋은 선생님들
입원실에 있을 때 간호사 선생님도 그렇고 산후조리원에 계시는 선생님들도 정말 다 친절하시고 아기를 위하시는게 느껴졌다.
분만실에 있을때부터 간호사 선생님들을 왜 백의의 천사라고 부르는지 체감했었다.
출산도 처음이고 입원도 처음이라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이렇게까지 돌봐주시는지 몰랐었다. 쓸데없는 질문&걱정&엄살도 다 받아주시고 패드도...갈아주시고 여튼 감사한 마음만 한가득 남았다.
조리원에 계시는 선생님들도 다 좋으시다. 내가 안아줄때 울던 아가가 선생님이 안아주시면 귀신같이 울음을 뚝 그치는게 참.. 아직 조리원 1주차지만 선생님들께 벌써 많은 것을 배웠다. 아기 안아주는 방법, 울음 달래는 방법, 수유방법, 코로 우유나왔을 때 대처하는 방법, 기저귀 가는 방법, 속싸개 하는 방법, 트름 시키는 방법 등등 처음에는 얘 데리고 집에가면 내가 뭘 할수 있으려나 했는데 하나씩 배우다보니 점점 자신감도 생겼다.
또 아기 예뻐해주는 것도 배웠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해서 목석마냥 아가를 대했는데 선생님께서 아가도 다 느낀다고 말도 많이 해주고 아가가 느낄 수 있게 예뻐해주라고 하셨다.
우리 애기 특징이나 특이사항 같은것도 말씀해주셔서 좋았다.
맛있는 밥
일단 병원밥부터 맛있었다. (조리원밥은 병원밥에서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었다.)
출산직전 상담을 받을 때 병원밥이 맛없으니 반찬이나 컵라면 같은거 싸와도 된다고 하셔서 남편을 위해 컵라면 싸갔는데 병원밥이 워낙 맛있어서 먹을 일이 없었다. 남편은 맛있다고 진짜 설거지 하듯 마늘 한톨까지 싹싹 비웠다.
조리원밥은 병원밥에서 더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라 당연히 맛있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간식도 다양했다. 과일주스 간식은 생과일을 쓰시는건지 상콤하고 고급진 맛이었다.
효과 좋은 산후 마사지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을 때 예약해 놓은 마사지 생각이 많이 났다. 마사지 받을 몸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가능하면 환불받고 싶을 정도였다. 수술부위도 신경쓰이고 배도 아프고 마사지하다가 스트레스만 더 받겠구나 하면서 우울했다.
퇴원날부터 마사지를 받자고 하셨는데,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아직 걷는것도 불편하고 배는 아프고 엎드릴 수도 없을 것 같은데 마사지라니?
그래도 어쩌나..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엎드리라고 하셨는데 진짜 내가 엎드릴수 있다고..? 하면서 엎드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RF 고주파 전신 오일케어 120분 8회짜리 고민없이 추가 결제한 나 자신을 매우 칭찬한다.
마사지 받는동안 전문가시구나 이 생각 밖에 안들었다. 처음 누울때, 앞판으로 돌릴때, 다시 몸일으켜 세울때 빼고는 배아픔도 못느끼고 진짜 편하게 시원하게 마사지 받았다.
마사지는 단순히 시원한 것을 넘어서서 나한테 이 정도까지는 해도 된다는 가이드?를 준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사지를 받지 않았으면 혼자 너무 몸을 사리느라 헤벌레?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거나 아니면 헤벌레?한 내 상태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몸을 엄청 혹사시키거나 했을 것 같다.
마사지 선생님들이 가르쳐주신 복식호흡과 복직근 조이는 방법이 도움되었고, 수술부위가 안아프게 배 살살 문질러서 배 가스를 빼주셔서 정말 좋았다. 애 낳고도 임신 8개월의 상태였는데 지금은 한 5개월의 상태까지 도달했다.
임신 중에 16키로가 쪄서 마지막에는 64kg을 찍었었다.
애 낳고 미음, 죽만 먹고 체중계 올라가봤는데 3kg만 줄어있어서 진짜 충격먹었었다. 입원 기간 내내 61kg에서 더 내려가지 않았었다. (충격먹어서 인증샷 찍을 생각을 못했다..)
마사지 3번받고나서 몸무게 재보니 3-4kg이 빠져있었는데, 마사지를 받으면서 더더 조금씩 몸무게가 내려가더니 조리원 생활 8일차, 마사지 7번 받고나니 출산전보다 10kg이 줄어있었다!!!! (배상태는 아직 임신 5개월이지만...)
그리고 소변줄을 꼽고 눕눕 생활을 시작했다. 수액이 계속 들어가서 그런지 배는 고프지 않았다. (남편이 옆에서 혼자 밥먹으면서 계속 내 눈치를 봤는데 배가 전혀 안고팠으므로 별로 신경안쓰였다.)
배에 모래주머니를 올리고 있고 소변줄을 꼽고 있어서 옆으로 돌아 눕는 것은 불가능 했는데 아가가 태어나서인지 마취 효과인건지 똑바로 누워있어도 허리가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 (아기 낳기 전에만 해도 똑바로 누우면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었었는데 신기했다.)
진짜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하고 똑바로 누워서 계~~속 있었다. 팔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서 핸폰만 계속 했는데 손으로 들고 하니 손목이 너무 아팠다. 핸드폰 거치대를 하나 챙길걸 그랬다.
혈전생기지 않도록 다리 마사지기를 수시로 사용하라고 하셨다.
오후 3시에 처음으로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배에서 계속 뽀글뽀글 하고 맥박이 느껴졌다. 아가는 방을 뺐는데 태동이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심지어 주기적으로 배를 쥐어짜듯 아팠다. 간호사 쌤께 여쭤보니 자궁수축제가 들어가는거라서 좀 아프고 그렇다고 하셨다.
간호사 쌤은 수시로 와서 상태를 확인하시구 패드를 갈아주셨다. 패드를 갈아주실때 남편한테 잠시 나가있으라고 하셨는데 이미 볼꼴 못볼꼴 남편한테 다 보이고 난 후였기 때문에 걍 남편 있어도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저녁 9시에는 상체를 일으킬수 있다고 하셔서 병실 침대 등받이를 천천히 세워보았다. 뭔가 아픈것 같은 느낌이라 많이는 안세우고 아주 조금만 일으켜보았다.
자면서 불편해서 다리만 꼼지락 꼼지락 하면서 움직여보았다. 똑바로 누워만 있는것에 한계가 왔는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제왕절개 수술+1일
오전 8시 첫끼가 나왔다. 전날 밤부터 급격하게 허기를 느꼈기 때문에 가뭄의 단비였다.
미음과 동치미 국물이 나왔는데 이게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동치미 국물도 어찌나 고소한지 순식간에 다먹었다. (이 뒤로도 계속 동치미만 먹어서 동치미에 ㄷ자만 봐도 질리게 되었다고 한다..)
밥을 먹고나니 간호사쌤께서 소변줄과 모래주머니를 제거해주셨다. 또 입는 오버나이트로 갈아입혀 주셨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도보고 천천히 침대 아래로 발을 내려뜨려도 보고 발 디뎌도 보고 걸어도 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4시간 안에 소변도 보라고 하셨다.
천천히 해보려고 했는데 배도 아프고 아프니깐 겁나고 해서 진행이 안됐다.. 그리고 일단 전날에 너무 잠을 못자서 졸렸다. 12시까지 내내 자다가 두번째 끼니, 죽을 먹었다. 죽+간장+동치미의 환상의 조합이었다.
이제 정말 화장실에 가야했다. 괜찮다고 마인드 커트롤하고 걸어보니 아프긴 했지만 걸을만 했다. 소변도 해결했다. 아프긴 했지만 페인버스터와 무통주사와 함께라서 이겨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방에서만 걷다가 복도도 나가보았다.
간호사 선생님께 머리감아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근데 머리가 너무 감고싶어서 그런지 몸이 너무 괜찮은 것 같았다. 간호사쌤께 지금 너무 잘 걷고있는거 같지 않냐며 저 너무 괜찮다고 머리 감을 수 있을것 같다고 했더니 그럼 4시까지는 컨디션보고 머리감을 수 있으면 가라고 하셨다.
머리 감을 생각하니 컨디션이 너무너무 좋았다. 샴푸랑 수건을 챙겨서 8층에 위치한 샴푸실로 향했다.
샴푸실 안에 샴푸랑 드라이기가 있었다.
남편이 머리를 감겨줬다. 너무너무 시원하고 살것 같았다.
저녁에는 일반식을 먹었다. 진짜 꿀맛이었다. 싹싹 다먹었다.
야식으로는 죽이 나왔다. with 동치미
저녁먹고 야식먹고 쉬다보니 아가 면회시간이 다가왔다. 매번 남편만 가다가 처음으로 나도 남편이랑 같이 아가 면회를 갔다. 하루에 두번 유리창 너머로 10분씩 보는데 10분이 몇초로 느껴졌다.
그리고 아가 이름을 확정지었다.
제왕절개 수술+2일
수술할때 피를 많이 흘리지는 않았다고 하셨는데 전부터 철분수치가 낮았으니 원장쌤께서 철분수치 좀 지켜보자고 하셨었다. 철분수치가 낮았는지 간호사쌤께서 피봉다리 같이 생긴걸 들고오셨다.
철분제 주사를 맞고 수액도 빼주셨다. 수액과 함께 빈통이된 무통주사도 빼주셨다. 페인버스터도 수명을 다해서 쪼그라들어 있었다.
수액을 빼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친구 수액걸이? 링거폴대?와도 분리되었다. 그 동안 내 옆에서 나의 손을 잡아주던 친구였는데 다리 하나를 잃은 기분이었다. 남편한테 친구를 잃어서 슬프다고 이야기 했더니 내가 화장실 갈때마다 친구 데려왔다면서 빈 수액걸이를 끌고와서 웃음 참느라 너무 힘들었다. 웃거나 기침하거나 재채기 할 때 배가 찢어질 것 같아서 진짜 안웃고 기침참고 재채기 참고 있는데... 왜자꾸 웃기려고 하는지...ㅠㅠ 그리고 왜 웃으면 안될때는 낙엽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긴지!
원장쌤 진료도 받았는데 초음파로 배 상태를 모시는데 초음파 프로브가 지나갈때 마다 배가 너무 아팠다..ㅠㅠ 배로 들어가던 페인버스터도 제거해주시고 수술부위 소독도 해주셨다.
제왕절개 수술+3일
새벽 3시쯤 배에서 타는듯한 느낌을 받아서 잠에서 깼다. 참고 다시 자보려고 노력했는데 아파서 잠이 잘 안왔다. 간호사 쌤께서 회진도실 때 진통제를 부탁드렸다.
길고길었던 입원생활이 마무리 되듯 오후에는 신생아실에서 퇴원교육이 있었다.
아기 건강수첩도 받고 퇴원선물도 받았다.
만족도 설문조사도 하고 약도 받았다.
온라인 출생신고에 대한 안내도 받고 산모 퇴원교육 안내문도 받았다.
제왕절개 수술+4일
퇴원날 오전에 담당 원장쌤께서 오셨다.
배도 아프고 배에 힘이 잘 안들어가서 벌떡벌떡 못일어나다보니 침대에 널부러져서 원장쌤을 뵈었는데 너무 죄송했다.
수술도 잘해주시고 예쁘게 꼬매주시고 절해도 모자를 판에...
여튼 원장쌤께서 여기까지 와주시다니? 아침에 시간이 좀 있으셔서 드레싱 해주러 오셨다고 하셨다.
진짜 너무 감사했다. 운동 열심히하라는 당부를 한번 더 하시고 돌아가셨다. 병원복 입고 같은 건물에 위치한 조리원으로 이동했다. 조리원 이동할때 조리원 원장님께서 수레를 끌고 오셔서 짐도 옮겨주셨다.
마사지도 바로 시작한다고 하셨는데 몸상태가 전혀 마사지 받을 몸상태가 아닌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역시 전문가는 전문가! 마사지 받고나니 오히려 몸이 더 가벼워졌고 마사지 받는 동안에도 배 아픈지 모르고 잘 받았다!
제왕절개 수술+5일
전날부터 가슴이 조금씩 아프더니 가슴이 더 아파졌다. 남들보다 좀 늦게 돈것 같긴 하다. 조리원 원장님께서 마사지도 해주시고 유축방법도 알려주셨다.
3분씩 3세트를 진행했는데 흠.. 젖병에 뭐 뭍은것 같이 이게 뭔가 싶었다. 젖병 씻어서 가져다 드려야 하나 싶었다.
뭐 뭍은 젖병에 이름쓰고 날짜써서 냉장고에 넣는 기분이란.. 분유랑 섞여서 잘 먹일테니 걱정말라고 하셨다..ㅠㅠ
제왕절개 수술+6일
실밥제거하는 날이었다. 실밥제거하고 병원에서 닥터씨에스케어를 구매했다.
제왕절개 수술+7일
밥먹고 간식먹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보냈다.
제왕절개 수술+8일
드디어 샤워를 했다. 봄이라 샤워안하고 버텼지 여름이었으면 이걸 어떻게 참았을까 싶다.
출산, 입원 비용
유도분만하다가 제왕절개+입원비용해서 총 1,025,300원을 결제했다.
그리고 남편 회사 단체보험 청구해서 673,912원 환급받았다!
남편의 간호
남편은 유도분만 입원 날 부터 연차를 써서 내옆에 같이 있었다. (출산 휴가는 조리원 퇴소날 부터 쓸 예정)
유도분만 할 때도 운동 한다고 걸어다닐 때 손도 잡아주고 무통 때문에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니깐 화장실 갈 때 도와주고 했다.
제왕절개 수술 후에 4박 5일 입원해있는 동안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내내 옆에서 내 심부름을 다 해줬다. 물떠다주기 물 먹여주기 화장실 갈 때 손잡아주기 밥 세팅해주기 머리감겨주기 침대에서 양치할 수 있게 도와주기 몸, 얼굴 닦아주기 다리 마사지기 작동시키기 등등
침대 일으켜달라 침대 눕혀달라 할때도 다 해줬는데 알고보니 침대 세우고 눕히는 단추가 내 옆에 있어서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손가락은 괜찮으니깐 너가 해 하지 않고 다 해줘서 고마웠다.
조리원 들어가서도 5일 동안 같이 있었는데 머리 감겨주고 아직 몸 일으키기 불편했던 나를 도와주고 물 떠다주고 식사 세팅해주고 치워주고 옆에서 챙겨줘서 너무 고마웠다.
나랑 울 애기 조리원 있는 동안 먼저 나가서 회사 다니면서 애기 옷이랑 이불 빨래하고 젖병, 젖꼭지 세척, 소독하고 집 청소하고 있는데 너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