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가 한프레임 안에 안담기다보니 앉은키를 잴 수 없다고 했다. 대신 정강이뼈 길이, 몸무게 등등을 측정해주셨다.
체중(EFW): 132g (애기는 132g인데 왜 내 몸무게는 3kg이 늘었는지....????) 머리직경(BPD): 3.26 cm 머리둘레(HD): 12.35 cm 복부둘레(AC): 10.68 cm 허벅지길이(FL): 1.57 cm
성별 확정을 받고 검진센터에 피를 뽑으러 갔다.
추가로 원하는 경우, 취약 x 증후군 검사를 진행해주겠다고 하셨다. 비용은 8만원이라고 하셨다. 나는 고민하다가 따로 진행하지는 않았다.
병원비는 취약 x 증후군 선별검사를 하지 않아서 17,400원이 나왔다.
1차와 2차 기형아검사(피검사) 결과는 약 10일 뒤쯤 문자로 받아볼 수 있었다.
끝나지 않은 입덧 지옥
13주면 입덧이 끝날 줄 알았다. 13주부터는 입덧약을 끊어보려고 약도 저녁에 두 알씩 먹던 것을 한 알로 줄였었다. 그런데 입덧약을 안먹은 다음날 또다시 구토가 시작되었다. 회사에서 내내 토하다가 너무 기운이 없어서 조퇴를 했다. 다 비워내서 더이상 나올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호기롭게 대중교통을 타고 집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나올게 없는데 계속 나왔다..... 지하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그 잠깐 사이가 정말 길었다. 너무 민망하고 창피했다... 그래도 혹시 혹시 몰라서 봉다리를 챙겼던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먹은것도 별로 없이 토하고 바로 입덧약을 처방 받으러 갔다. 28알에 46,200원.... 그래도 하루에 한 알 만 먹어도 효과가 좋은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언제 끝나니 입덧...
철분제 복용시작
이제는 철분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하셨다. 담당 원장쌤께서 보건소 가면 철분제를 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하남 보건소 보자보건사업부로 갔다. 신분증을 보여드리니 바로 철분제를 주시고 엄청엄청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30캐슐 씩 포장된 철분제 5상자를 받았다. 35mg짜리 3상자와 75mg짜리 2상자였다. 35mg짜리 먼저 먹고 다 먹으면 75mg짜리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철분이 부족하다고 진단 받으면 35mg짜리를 75mg로 교체해 줄테니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할머니댁 마당 한가득 아빠가 심은 포도나무에 샤인머스켓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꿈을 꿨다. 아빠한테 이거 다 내꺼냐고 내가 다 먹겠다고 했더니 아빠가 다 내꺼라고 했다.
가족들이 다 모인자리에서 포도 꿈 이야기를 했는데 동생이 조용히 와서 태몽 아니냐고 했다. 그때가 사실 희미하게 임테기 두줄을 봤지만 가족들한테는 말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가? 태몽인가 하고 태몽으로 생각했다. 스케일 큰 꿈으로 꾸고 싶었는데.. 다시 또 태몽같은 꿈을 꾸지 않았고 부모님, 시부모님, 남편 누구도 태몽같은 꿈을 꾸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꾼 포도꿈이 처음이자 마지막 태몽인가보다..하고 지내고 있다.
태명
남편이 봄에 태어나니깐 봄이 어떠냐고 의견을 냈다. 근데 동생이 포도꿈은 딸을 낳을 꿈이라고 해서 포도로 정했다. (샤인머스켓에서 '샤인'을 할까도 했지만 뭔가 어감이 익숙하지가 았아서 탈락했다.) 봄이도 좋지만 처음에는 예정일이 생리일 기준으로 나와서 2월생인 줄 알고 봄은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3월 예정으로 바뀌었지만...)
각도법
11주 5일 초음파를 보러갔다. 이 때 받은 초음파 영상을 분석해서 아들이 아닐까 추측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각도법도 난황법이나 떠도는 각종 성별을 알아보는 법처럼 부정확한건줄 알았는데 나름 신뢰도가 높은 것 같았다.
외성기(NUB)와 척추뼈(SPINE)의 각도를 보는건데 각도가 수평이면 여아고 30도 이상이면 남아라는데.. 우리 포도는 아무리봐도 수평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상상을 하면 그 상상속의 아이는 항상 여자아이였다. 내가 딸이어서 그런가.... 생각해보니 정말 아들 키우는 상상을 해본적이 없는 듯 했다. 아들이라면 남편을 닮았으면 좋겠다. 특히 남편 성격!!!!!!!!! 무뚝뚝하고 까탈스러운 나보다, 다정다감하고 공감지수 높은 우리 남편 닮은 아들이었음 좋겠다.